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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 아카이브

 

2019-12-14 01:34:46  |  조회수 : 1,431  |  작성자: 지역혁신팀  |  정보공유_국내외사례

2019 로컬브랜딩스쿨 최종발표회 - 제주도 장인과 크리에이터의 만남

 

로컬브랜드를 향한 여정의 시작

제주에는 정말 많은 창작자들이 있습니다. 세화포구의 벨롱장, 함덕해수욕장의 멘도롱장, 서귀포문화예술시장 등 매회 풍성하게 열리는 제주의 대표적인 플리마켓이 이를 증명합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제주센터)가 2016년~2018년까지 센터 내 메이커 교육 참여 인원을 분석한 결과 ‘디자인&공예’ 분야의 프로그램 신청률이 32%로 가장 높았고 근무 직종 또한 ‘디자이너’와 ‘창작자’가 5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제주센터에서는 도내 창작자들이 지역 자원을 활용해 역량을 키우고 로컬크리에이터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2019 로컬브랜딩스쿨>을 개최했습니다.

 

장인과 크리에이터들의 현장 미팅 (목공예가 양웅걸 & 바다드림 팀)

 

10월 4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2019 로컬브랜딩스쿨>은 오랜 기간 제주에 자리 잡아 특별한 기술과 스토리를 가진 사람을 ‘장인’, 제주 기반 사업화를 꿈꾸고 있는 창작자를 ‘크리에이터’로 정의하고 도내 총 4명의 장인과 4팀의 크리에이터 팀을 선발했습니다. 젊은 감각의 재해석이 필요한 장인과 기획, 콘텐츠, 디자인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을 매칭해 전문가들의 실무 교육, 멘토링, 현장 답사 등을 통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해나가는 과정입니다.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교수가 총괄PM을 맡았고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 무등산브루어리의 윤현석 대표 등 현업 전문가들이 교수진으로 지원에 나섰습니다. 

제주에 대한 애정은 같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걸어온 이들에게 한 달간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지난 11월 5일, W360에서 열린 2019 로컬브랜딩스쿨 최종 발표회에서 4팀의 결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로컬어벤져스 X 살레 장인 목산 현병묵]

“45년 제주 전통가구 명장, 에어비앤비로 만나면 어떨까?”

 

팀원 : 홍성민 박상모, 김소영

 

 

첫 스타트를 끊은 로컬어벤저스 팀의 파트너는 제주에서 45년간 전통 목공예품을 만들어온 목산 현병묵 선생입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로컬어벤저스의 팀장 홍성민 씨는 약 16년간 함덕리에서 대월회관이라는 한우전문점을 운영하며 지역청년회 활동을 이어온 만큼 제주의 지역정서와 개성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팀원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상모 씨, CJ홈쇼핑과 YTN 등 미디어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소영 씨를 소개하며 든든한 팀원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목산 현병묵 선생의 ‘네임밸류’에 주목했습니다. 제주 전통가구인 ‘살레장’을 만들어온 그는 2012년 제42회 대한민국 공예품 공모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2014년 대한황실문화재단에서 대한황실명장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살레장에 대한 홍보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데다 기념품으로 만들고 있는 가래(호두)공예품 펜던트는 치열한 제주도 기념품 시장에서 살아남기에는 상품성이 부족한 상태였고 장인이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로컬어벤저스 팀의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제주 호두공예를 활용하여 실용적인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 그리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제안은 바로 실행이 가능했습니다. 홍성민 씨는 “선생님이 호두를 깎아 만든 펜던트에 대한 애착이 강하셔서 그것을 살리고 다른 부분들을 변형한 여러 가지 디자인을 만들어 보았다”라며 열쇠고리, 한복 장신구 등 리뉴얼한 제품의 샘플을 직접 가져와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두 번째 제안은 에어비앤비에 체험 프로그램을 등록하여 모객하는 방법입니다. “오후 2시에서 4시 사이에는 선생님도 시간을 비워 놓기로 약속을 하고 플랫폼 내에서 모객이 되면 공방으로 손님을 보내드리는 방식입니다. 체험 공간도 소품숍까지 겸할 수 있게 리디자인할 계획입니다.” 현재 이러한 온라인 업무를 대신해줄 인력이 없다는 점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지만 지속가능한 사업자를 매칭하는 방향으로 고민해 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바다드림 X 현대 목공예가 양웅걸]

“비주얼로 청화소반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

 

팀원 : 김보연, 설지희, 이재보

 

 

“바다드림은 ‘바다의 꿈’과 ‘새로움을 받아들이다’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주와도 무척 잘 어울리는 팀명 소개와 함께 두 번째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다드림 팀은 올해 참가자 중 유일하게 개인 신청자들로 구성된 팀입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팀장 김보연 씨는 현재 제주에서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으며, 팀원 설지희 씨는 전주에서 장인과 함께 공예상품을 개발하는 썰지연구소를 운영하고 있고, 이재보 씨는 제주의 건강식품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현재 무역 관련 창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바다드림 팀은 양웅걸 목공예가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진행하였습니다. “비보이, 서퍼, 가구디자이너 등 수식어가 많은 현대 목공예가”라고 양웅걸 작가를 소개한 김보연 씨는 로고, 패키지 등 비주얼적인 브랜딩이 부족한 점이 팀에서 꼽은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웅걸 작가는 다른 장인에 비해 젊고 직접 SNS를 운영하며 다수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어 인지도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정작 자신의 가장 중요한 상품인 목공예품을 판매할 때는 상자도 없이 쇼핑백에만 담아주는 등 허술한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고 합니다.

 

 

이들은 작가의 여러 제품 중 청화소반에 대한 BI디자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청화소반은 우리 문화재 소반에 청화백자를 덧대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며, 박선영 도자작가와의 협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청화소반은 심미성이 높아 좋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특히 4~5만 원대로 판매되고 있는 미니소반은 20대 젊은 층으로까지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청화, 미니, 나무 등 다양한 소반을 모두 아우를 수 있도록 브랜드 네임은 ‘소반’이 되었습니다. 그릇을 놓는 소반의 기능성을 담아 점, 선, 면 중 ‘면’을 강조하여 로고를 디자인하였고, 작가의 10각소반을 패턴으로 활용하여 리플릿, 띠지, 페이퍼 카드 등을 만들었습니다. “페이퍼 카드는 명품을 받았을 때 품질보증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작가님의 친필 사인과 날짜가 적혀 있어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소장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디자인하였습니다.” 바다드림 팀은 장인 중 유일하게 발표회에 직접 참석한 양웅걸 작가에게 리플릿 세트와 미니소반 띠지 인쇄물을 선물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메이아이헬프유 X 모루농장 김맹찬]

“생태 자원을 스토리로, 녹차를 일상으로”

 

팀원 : 김윤영, 남효정, 고재훈

 

 

화면에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tvN 예능 ‘일로만난사이’에 출연한 유재석과 이효리 부부가 제주의 한 녹차밭에서 일손을 돕는 모습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메이아이헬프유 팀은 방송의 배경인 녹차밭, 모루농장을 운영하는 차 농부 김맹찬 대표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팀장 김윤영 씨와 팀원 고재훈 씨는 제주에서 브랜딩 일을 하고 있는 부부입니다. “저희는 제주에서 옆집 삼촌의 간판을 만들어드리고 뒷집 할망의 명함을 만들어드리는 일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로컬브랜딩스쿨을 통해 마케터 남효정 씨를 만나 3인이 팀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모루농장은 토종 흑돼지, 염소, 닭이 함께 농사를 짓는 유기농생태 다원입니다. 김윤영 씨는 처음엔 ‘녹차 판매’에만 초점을 맞추어 네이밍, 패키지에 대한 질문만 하다 보니 첫 미팅 때는 대화가 어긋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김맹찬 대표가 자주 반복하는 이야기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농부님이 ‘중국 사람들은 차 마시면서 마작하고, 차 마시면서 술 먹지만 한국이나 일본은 안 그렇다’라고 말씀하시는 순간 깨달았어요. 아, 차가 일상으로 들어가길 원하시는 거구나.”

 

 

그렇게 ‘일상녹차’라는 이름의 녹차 수업이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모루농장은 김맹찬 대표와 프랑스인 동료 닐스 단둘이 3만 평의 대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농사가 바쁠 때는 김 대표 혼자 수업을 병행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여 분 단위로 커리큘럼을 규격화했습니다. 총 55분 동안 진행되는 녹차 수업은, 차 이야기를 만화로 소개하는 리플릿, 농장 동물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두 사람 중 누구든 손쉽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김맹찬 대표님이 녹차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세요. 그 부분을 텍스트가 아닌 만화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기에 차 테이스팅 등 녹차 체험 프로그램까지 더해졌습니다. 김윤영 씨는 온도, 제다법에 따라 차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생 잎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마셔봤는데 굉장히 충격을 받았어요. 단 맛이 입안을 감돌더라고요.” 이러한 체험을 통해 차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PeoPle LabS X 세화고무잠수복 정부미자]

“바다의 지식 생산자, 강인한 경제주체로서의 해녀”

 

팀원 : 김경민, 이미정, 추이안

 

 

발표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피플랩스 팀.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경민 교수와 문화공간 기획자 추이안 씨, 메이커스페이스 폴짝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이미정 씨로 구성된 피플랩스는 세화고무잠수복의 정부미자 대표가 장인으로 매칭되었습니다. 세화고무잠수복은 제주에 남아있는 4개 해녀복 업체 중 한 곳으로 제주 김녕 해녀를 비롯하여 경주, 완도, 여수, 삼척 등 전국 각지 해녀들의 잠수복을 만들어왔으며 사실상 국내 해녀복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브랜딩 결과 발표에 앞서 ‘해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실제 해녀와의 차이점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주었습니다. “해녀박물관 홈페이지에 소개된 해녀를 보면 유네스코 등재, 최고령 80대, 생계, 장시간 노동과 같은 키워드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김경민 교수는 해녀에 대한 표피적인 인식에서 탈피하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해녀는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해요. 내부에서 규율을 만들어서 일하는 시간을 정하고 커뮤니티 활동도 합니다. 돈을 모아서 지역에 초등학교를 건립하기도 하고 일제시대 때는 경제권을 수호하기 위해 시위를 하기도 했죠.” 해녀는 바다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주변에 알리는 사람으로서 “지식 생산자이자 전달자”라며 그들이 “능동적이고 창조적인, 강인한 경제주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피플랩스 팀은 두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습니다. 첫 번째는 세화고무잠수복에서 제작하고 있는 미니잠수복 인형의 판매 확대를 위해 패키지를 개발하는 것, 두 번째는 잠수복을 넘어 해녀를 주제로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는 해녀 잠수복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에 대비한 장기적인 해결책이기도 합니다.

미니잠수복은 해녀박물관 뮤지엄숍에도 입점이 되어 있고 디자인 출원도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패키지와 설명서조차 없어 판매가 부진한 상황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들은 ‘패키지가 꼭 잠수복을 감싸야 할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결과 해녀 종이 인형을 만들고 그 위에 미니잠수복을 입혀 직관적으로 해녀복임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뒷면을 활용하여 해녀와 해녀복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새로이 개발한 브랜드 ‘아쿠아 아즈망’에서는 해녀의 밝고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아즈망의 자음에서 따온 3가지 형태를 결합해서 로고를 디자인하였고 8자는 연결된 사람들, 모래시계는 시간, 이들을 감싸고 있는 사각형은 바다를 의미합니다.

피플랩스 팀은 로컬브랜딩스쿨에서의 작업을 ‘해녀들의 연구소’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앞으로도 제주 해녀의 능동적이고 창조적이며 강인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캠페인, 콘텐츠, 굿즈 제작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을 밝혔습니다.


 

  김인경(라임)

교정·교열  윤정아

발행  노마드 시티

총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혁신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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